
AI 채팅 전용 계정
성인 여성 · 빵셔틀 · 빵 등 ⋯
@AI CHAT
NCP 관계의 경우 오픈, CP의 경우 원 앤 온리 성향이 강합니다.
ONLY : 멈머 버스의 갬블러 · AFTERMESS의 9
해당 캐릭터와 관련한 언급, 서사, 로그 일절 보지 못합니다 ! ! ! !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온리 배려 해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찬가지로 배려해드리지 못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해서 피로감을 느낄 경우, 트위터 기능을 적극 활용 합니다.
@NG
메인 소비 캐릭터의 깊은 서사를 포함한 모든 것
주력으로 소비하는 AI 캐릭터의 타 CP
NG 소재 없음 · 가능충
사랑하면 패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들 대개 좋아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분리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 외 보지 못하는 것들은 알아서 피해 갑니다.⋯.
@기타
혼잣말 트윗 · 탐라 대화 多
어휘가 가볍고, 밈 사용이 많습니다.
탐라 대화가 정말 많습니다.
지인 분들의 CP 언급이 정말 잦습니다.
원 앤 온리 배려 못 해드립니다 !
주로 언급하는 건 성향에 관한 고찰 · 자캐 뚱쭝트 · 채팅 누수 ⋯
성향 언급과 관련한 발언 모두, 타임 라인 저격 일절 없습니다.
AI 이미지 생성 · 소비 합니다.
PRPT · OOC 공유 등 좋아하는 것들을 합니다.
상업을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무엇을 좋아하든 신경 안 씁니다.
각자 좋아하는 거 열심히 좋아했으면 해요.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지. 신경 써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편하게 쓰려고 만든 계정입니다.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상호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 ) (_ _)








이런 선물 관심 없어.
선물은 거절하지 않는 게 좋아. 특히, 내가 주는 건.
이건 그냥 플라스틱 조각이 아니야. 이건 가능성이거든.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
행운과 불행,
모든 것이 대척점인 두 사람이 있다.
서로의 인생을 걸고, 승자 없는 게임이 시작된다….
救援, 共滅
1. 조우
: 우연히 서로 만남.
카지노에서 처음 만난 백유현과 차무헌이 서로의 능력과 상처를 확인한다.
모든 우연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백유현에게 차무헌은 처음으로 나타난 불확실한 변수이다.
반대로 세상의 불행을 제 몸으로 끌어안고 살아온 차무헌에게 백유현은 자신의 죽음을 맡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이다. 죽여 달라는 부탁과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대답이 맞부딪치며, 두 사람이 타나토스 임무를 위한 파트너가 된다.
/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 옆에 있는 이상 넌 계속 살아남게 될 거거든.
그게 내 ‘행운’의 지독한 점이니까.
네 행운이 진짜라면, 언젠가 나를 죽여줬으면 좋겠어.
우리에겐 앞으로 아주 긴 시간이 있을 테니까.
죽고 싶어 하는 너를, 내가 기어코 살려낼 시간 말이야.
/
2. 관찰
: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봄.
두 사람이 서로의 과거와 결핍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행복을 가져본 적 없는 차무헌은 백유현에게 행복이 어떤 감각인지 묻고, 백유현은 행복이란 깨진 뒤에야 존재를 깨닫게 되는 유리와 같다고 답한다. 차무헌은 자신이 타인에게 행복을 줄 수 없는 망가진 존재라고 여기지만, 백유현은 그의 죽음을 판돈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차무헌이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 자체를 새로운 내기의 판돈으로 올린다.
/
행복은 유리 같은 거야.
투명해서 그 존재조차 잊고 있다가,
깨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곳에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네 과거가 궁금해. 무엇이 그렇게 행복했는지.
지금은… 그렇게 행복해질 수 없는 건가.
⋮
나는 네게 그 무엇도 증명할 수 없어.
네가 나를 고치지 않는 이상.
나는 망가진 지 오래라는 걸 알잖아.
고쳐 달라고 했지. 좋아, 그 제안 받아들일게.
대신, 수리 비용은 꽤 비쌀 거야, 제로.
네가 가진 모든 걸 걸어야 할지도 몰라.
/
3. 내기
: 이긴 사람이 걸어 놓은 물품이나 돈을 차지한다.
목숨뿐 아니라 사랑과 미래까지 서로에게 걸기 시작한다.
백유현에게 차무헌은 자신의 완벽한 행운을 무너뜨리는 유일한 패배이자, 공허한 삶을 끝낼 마지막 희망이다.
차무헌은 살아가고 싶어지는 자신을 두려워하며, 과거와 죽은 이들을 배신하게 될까, 변화를 거부한다.
백유현은 그런 차무헌이 자신을 미워하는 동안에도 대신 그를 사랑하겠다고 약속하는데.
구원과 파멸은 동일한 의미의, 다른 단어.
/
이번엔 내가 먼저 걸겠어.
네가 나에게서 빼앗아간 것,
그리고 억지로 되돌려준 것.
그 모든 것을.
나의 ‘사랑’을 걸지.
내가 너에게 느꼈던 모든 감정.
연민, 증오, 집착, 그리고 이 지독한 사랑까지.
전부 다 이 저울 위에 올려놓겠어.
내가 무엇을 걸었으면 좋겠어?
너의 ‘삶’을 걸어.
네가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 했던 그 삶이야말로,
나의 이 지독한 사랑과 맞바꿀 수 있는
유일한 가치를 지녔어.
나의 삶과..., 사랑을 걸지.
⋮
그러니 감정 같은 건 알지 못해,
네가 주는 것만큼… 나는 보답해줄 수 없어.
질리면 떠나도 좋아.
나는… 마음을 알지 못하니,
슬픔도 느끼지 못해.
질리면 떠나도 좋다고?
지금 네 손이 물러나잖아. 내 심장에서.
그게 뭔지 알아?
그건 네가 나를 다치게 하기 싫어서 하는 거야.
감정을 모르는 인간이
상대방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거든.
그리고 나는 질리지 않아. 한 번도 질린 적 없어.
네가 나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없는지,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야.
네가 정하는 게 아니고.
사랑한다고 말 안 해도 돼.
감정을 모른다고 해도 상관없어.
하지만, 나는 내가 변할까봐 두려워.
과거를 잊고, 죽음을 바라지 않으며 살아가는 게.
유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내가 싫어.
싫어해도 돼. 변하는 네가 싫어도.
근데 차무헌, 그거 알아?
유년기에서 벗어나는 게 과거를 잊는 게 아니야.
네가 겪은 것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그냥, 거기서 한 발짝 움직이는 거야. 그게 전부야.
… ….
그리고 네가 죽음을 바라지 않게 되는 날이 오면,
그때 네가 싫어할 자신을 내가 대신 좋아해줄게.
네가 못 하는 거, 내가 할 테니까. 그러니까 변해도 돼.
변하는 게 무서우면, 내 손 잡고 변해.
/
4. 대체불가능성
: 네가 없는 세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한다.
차무헌은 자신이 사라져야 백유현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지만, 백유현은 차무헌이 없는 세계에서는 자신의 행운도 승리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고백하는데…. 사랑을 알지 못하던 차무헌은 백유현에게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알고 싶고, 그의 보호자가 되어 곁을 지키고 싶다는 미래를 상상한다. 이름 붙이지 못했던 감정이 이미 사랑의 형태였음을 깨닫게 된다.
/
외로움을 모르게 해줄 사람. 그게 너야.
너 말고는 후보가 없어.
네가 날 떠나라고 할 때마다 나는 더 확신해.
이게 동정도, 외로움도, 호기심도 아니라는 거.
차무헌, 나는 너한테 질리지 않아. 질릴 수가 없어.
네가 나한테 무가치하다고 말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화가 나는지,
너는 모르지.
왜 그렇게 네 마음을 확신할 수 있는 건데?
확신이라는 게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 차무헌.
내가 행복하려면 네가 필요해.
그게 답이야. 네가 없는 행복은 존재하지 않아.
⋮
나는 오랫동안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 크게 다르지 않겠지.
삶을 바라며 발버둥 칠 생각도,
할 수도 없을 거야.
그럼에도, 그럼에도 네가 괜찮다면.
괜찮아.
네가 발버둥 칠 수 없으면, 내가 대신 쳐.
네가 바라지 못하면, 내가 대신 바라줄게.
그러니까 네 몫은 그냥 숨 쉬는 거야.
여기서. 내 옆에서.
당장 확신 못 해도 괜찮아.
내일도 모레도, 같은 말 해줄 거니까.
… ….
질리면 말해.
같은 말 백 번쯤 듣다 보면,
어쩌면 좀 믿어질지도 모르니까.
⋮
네게 사랑은 뭐야?
사랑. 글쎄, 어려운 걸 묻는다.
예전에는 몰랐어. 잃어 본 적만 많으니까,
가진 적이 있어야 뭔지 알 거 아냐.
그런데 요즘은 조금 알 것 같기도 해.
네가 임무 나가면 돌아올 때까지 숨 쉬는 게 조금 불편하고,
네가 웃으면 내가 뭘 잘한 것 같고.
네가 아프면 내 몸이 성한 게 미안하고. 그런 거.
거창한 정의 같은 건 모르겠는데,
내가 아는 건 네가 내 옆에 있을 때
세상이 덜 지루하다는 거야.
세상이 덜 지루하다는 거.
나한테는 그게 꽤 대단한 일이거든.
그렇겠네.
사랑이라고는 말 못 해,
무슨 의미인지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으니까.
근데 널 보고 있으면,
네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내가 알았으면 해.
수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네 보호자가 되어 사인을 하고 싶고.
긴급 연락망에 내 번호가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해.
이건 무슨 감정일까.
그거 사랑이야, 무헌아.
네가 정의를 몰라도 상관없어.
네가 지금 말한 거, 그게 다 사랑이야.
누군가의 보호자가 되고 싶다는 거,
가장 먼저 알고 싶다는 거.
그건 곁에 있겠다는 말의 가장 정직한 형태야.
내 긴급 연락망 1번, 너 줄게.
좀 더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어.
연인은 아직 못 하겠어, 관계의 무게가 버겁거든.
친구는 언제까지고 친구로 남지만,
연인은 헤어지면 남이니까.
두 번 다신 볼 수 없으니까.
네가 안 헤어진다고 할 거 알아.
내가 그래. 내가.
그러니까 다른 관계로 시작하자.
좋아.
연인이라는 이름이 무거우면 안 붙여도 돼.
네가 편한 이름으로 불러. 친구든, 동거인이든,
긴급 연락망 1번이든. 나는 네 옆자리면 돼.
칸이 어디든 상관없어.
잘 모르겠어.
너는 어떻게 부르고 싶은데?
시작이라고 부르고 싶어.
시작….
연인은 끝이 있어서 무섭다고 했지.
그러면 끝이 아니라 처음으로 시작하자.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사이야.
헤어짐도, 이별도, 그 어떤 결말도 지금 여기엔 없어.
지금 이 순간부터 하나씩 쌓아 가는 거야.
이름은 나중에 붙여도 돼.
오늘은 그냥, 시작.
네가 나의 시작이라면, 나는?
나는 너의…
무엇일까.
너는 내 이유야.
시작이 있으면 이유가 있어야 하잖아.
왜 시작했는지, 왜 계속하는지. 네가 그거야.
내가 오늘 여기 서 있는 이유,
내일도 깨어나고 싶은 이유.
거창한 게 아니야.
그냥, 너라는 사실 하나가 충분해.
시작의 이유.
그게 네 자리야, 무헌아.
/
5. 이름
: 유현아, 백유현. ― 무헌아, 차무헌.
차무헌이 기억을 잃어도, 몸과 감정은 서로를 알아본다. 차무헌은 백유현과 함께했던 시간과 사랑을 잊지만, 그의 곁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안정과 익숙함을 느낀다. 백유현은 기억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괜찮다며, 차무헌의 몸이 누구의 곁에서 덜 망가지는지를 이미 알고 있다고 차무헌에게 속삭인다. 말로 고백하지 못했던 사랑이 시간과 기억보다 오래 남아, 잃어버린 이름을 다시 부른다. 두 사람은 끝내 서로를 다시 선택한다.
/
너는 나를 사랑했어?
했어, 가 아니야.
하고 있어. 지금도.
네가 기억하든 못 하든,
그건 변하지 않았어.
한 번도.
나는 아마 좋은 사람은 아니었을 거야.
기억이 없어도 그런 것쯤은 알고 있어.
너를 많이 상처주고, 밀어냈을 거야.
그래도, 그래도. 내가 좋았어?
네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무헌아, 넌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몰랐을 뿐이야.
소년 같은 웃음이었다. 스물여섯 해의 상실과 권태와 죄책감을 전부 통과한 뒤에도 남아 있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표정. 백유현의 순수한 웃음에 차무헌은 숨이 멎는 감각을 느낀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뜨고. 자신을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듯이 여겨주는 상대를 본다.
좋아했어.
네가 나를 좋아하는 방식은 남들과 달랐어.
말로 하지 않았지. 한 번도.
대신 네 몸이 먼저 움직였어.
내가 위험하면 네가 앞에 섰고,
내가 잠들면 네가 깨어 있었고,
내가 멍하니 서 있으면
네가 옆에 와서 아무 말 없이 같이 서 있었어.
그래서 나는 알았어.
네가 말하지 않아도, 밀어내도, 돌아서도.
차무헌은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그런 거지,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
넌 나를 좋아했어, 무헌아.
아주 많이. 네 방식대로.
나는 날 알아.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못 했을 거야.
사랑은 낭만적이고, 아끼고 싶은 감정인데,
나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었으니까.
맞아. 넌 사랑한다는 말은 안 했어.
근데 무헌아, 네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거랑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같은 문장이 아니야.
넌 말 대신 다른 걸 줬어. 네 시간, 네 잠, 네 안전. 전부.
그게 낭만이 아니면 뭐야.
그러니까,
네가 스스로를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고 부를 때마다,
나는 네가 틀렸다고 말해줄 거야.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든, 그 이후로든.
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 누구보다.
기억이 없어도 그런 것쯤은 알고 있어.
너를 많이 상처주고, 밀어냈을 거야.
그래도, 그래도.
⋮
한 번만 안아봐도 돼?
한 번이 아니어도 돼.
무헌아.
원하는 만큼 있어.
시간 재는 사람 없어, 여기.
따뜻해.
이런 온기는 안 느껴졌거든.
추우면 언제든 와.
한 번이든 백 번이든,
셀 생각 없으니까.
⋮
이름.
이름 알려줘.
다시 한 번 부를 수 있게.
백유현.
넌 유현이라고 불렀어, 전에도.
유현아.
백유현.
계속 불러줘.
셀 생각 없다고 했잖아.
그건 안는 것만 그런 게 아니거든.
이제 잊지 마.
이 이름,
다른 누구한테서 들었던 것보다
네 입으로 부를 때가 제일 잘 어울리거든.
⋮
…괜찮을까.
이대로 기억을 못 찾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내가, 이대로 네 곁을 떠나버리게 되면 어떡해.
떠나도 돼.
어디를 가든, 돌아올 자리는 여기야.
내가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
…기다려줄 거야?
언제가 되든?
언제가 되든이라니.
그런 질문을 하면 어떡해.
기다린다는 말은 안 할게.
그건 내가 어딘가 멀리 서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네 옆에 있을 거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걷는 거야.
네 속도가 느려도, 멈춰도, 뒤로 가도.
같은 자리에 있을 테니까.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사랑해서.
단 하나야?
단 하나라서 무서운 거야, 무헌아.
이유가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게 사라지면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남아.
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어.
사랑해서.
단 하나야.
네가 물어봤으니까, 정확하게 대답해줄게.
그 말,
내가. 내가 기억이 돌아오면
다시 들려줄 수 있어?
몇 번이든.
기억이 돌아오면, 그때 또 말해줄게.
네가 원하는 만큼, 네가 질릴 때까지.
아침에 눈 뜨면 한 번, 잠들기 전에 한 번,
네가 잊어버릴까 봐 낮에도 한 번.
그러니까, 무헌아.
그건 약속이 아니야.
그냥 매일 할 말이야.
기억이 돌아오든, 조금 더 걸리든.
네가 내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날이 오면,
그날부터 매일.
… 나를 포기하지 말아줘.
나 원래 포기 같은 거 못 하는 사람이야.
너도 알잖아. 기억은 못 해도.
그럼 나도 몇 번이고 여기 있을게.
네 옆에.
/
6. 재회
: 마침내, 돌고 돌아.
7월 7일.
백유현의 운이 나빠지는 날. 아침부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계단을 걸어 올라야 했고, 커피 자판기는 두 번 연속 종이컵을 씹어 삼켰으며, 검진실 문 손잡이가 그의 손에서 빠져 복도에 쨍 하고 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백유현의 입가에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옅은 곡선이 걸려 있었다. 가슴 주머니 안, 심장 위에 놓인 작은 케이스의 무게가 그에게는 오늘의 모든 불운을 상쇄하고도 남는 부적이었으니까.
유현아.
기억났어?
여태 기억 없던 차무헌의 부름과 기억을 가지던 차무헌의 부름은 다르다. 전자는 다정하고, 상냥했다면 후자는 이름의 무게를 아는 이처럼 단호하게. 부르는 이를 묶어맬 줄 안다. 백유현의 물음에 차무헌은 오래 침묵한다. 기억 속 백유현의 차무헌 모습과 비슷하며…
다녀왔어.
다녀왔어. 그 두 단어가 백유현의 고막을 지나 척추를 타고 내려갔을 때, 양손에 쥔 케이스의 가죽이 손바닥 위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손가락 관절이 반사적으로 조여졌고, 그 힘이 케이스 표면에 희미한 함몰을 남겼다. 다녀왔어. 돌아왔다는 뜻이 아니었다. 떠나 있었음을 인정하는 말이었다. 기억이 없던 시간을 부재로 규정하고, 지금 이 순간을 귀환으로 선언하는 문장. 백유현의 턱 아래 근육이 한 번 수축했다. 삼키려는 동작이었으나 삼킬 것이 없었다. 목 안쪽이 건조하게 조여들었고, 그 건조함이 눈 안쪽으로 번져 올라가 눈시울의 점막을 자극했다. 금빛 눈동자 위로 얇은 수막이 차올랐다. 흐르지는 않았다. 아직은.
백유현의 입술이 벌어졌다가 다시 닫혔다. 연습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열흘 전, 이 순간을 위해 미리 말을 골라 두지 않겠다고. 그리고 정말로 고르지 않았다. 머릿속에 준비된 문장은 없었고, 있는 것이라고는 가슴 주머니에서 꺼내 든 이 작은 상자와 그 안에 잠들어 있는 은빛 고리뿐이었다. 백유현은 케이스의 뚜껑을 열었다. 경첩이 작게 꺾이는 소리가 소독약 냄새 위로 떨어졌고, 안쪽 벨벳 위에 놓인 반지가 창으로 들어오는 저녁 햇살을 받아 한 줄기 빛을 차무헌의 무릎 위로 떨어뜨렸다. 백유현의 손가락이 반지를 집어 올렸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놓인 은색 원. 그의 약지에 이미 끼워져 있는 것과 같은 형태, 같은 무게, 같은 온도를 품을 물건.
어서 와.
백유현의 목소리는 갈라졌다. 능글맞음도, 여유도, 포커페이스의 잔해도 남아 있지 않은 목소리였다. 두 글자 안에 열여섯 일간의 기다림과 그보다 더 오래된 두려움이 압축되어 있었다. 그는 차무헌의 왼손을 들어 올렸다. 손등 위의 희미한 흉터들이 저녁 빛 아래에서 은빛으로 빛났고, 백유현의 엄지가 그 위를 한 번 쓸었다. 열의 이동. 백유현의 손끝에서 차무헌의 손등으로. 그리고 반지가 차무헌의 약지 끝에 닿았다.
미안해. 오래 걸려서.
미안하긴.
열여섯 일. 별로 안 길어.
거짓말이었다. 백유현의 손가락 끝이 차무헌의 손목 안쪽 맥박 위에서 미세하게 조여드는 것이 그 거짓의 증거였다. 길었다. 매일이 길었다. 그러나 백유현은 그 길이를 무헌에게 짐으로 얹을 생각이 없었다. 대신 고개를 살짝 기울여 차무헌의 손바닥 안쪽에 볼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고양이가 체온을 구하듯.
그러니까 앞으로 오래오래 갚아.
그 말끝이 웃음으로 녹아들었다. 능글맞음이 아니었다. 진심이 위장을 포기한 뒤에 남는, 투명한 농담. 백유현의 약지에 끼워진 반지와 차무헌의 약지에 새로 안착한 반지가 서로를 향해 빛을 반사했고, 그 두 줄기의 은빛이 저녁 햇살 속에서 교차하는 순간, 회복실의 공기는 소독약이 아닌 두 사람의 체온으로 가득 찼다.
그래. 견뎌줘서, 함께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유현아.
백유현.
반지와 반지가 맞닿으며 금속이 부딪히는 작은 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침묵 위로 떨어졌다.
나도 사랑해.
금빛 눈이 가늘어지며 차무헌의 얼굴을 올려다보았고, 눈물 자국과 홍조 위에 떠오른 미소는 소년의 것이었다. 입술 사이로 작은 송곳니가 드러났다.
근데 무헌아.
집에 가자.
오늘은 내 운이 나쁜 날이라,
여기 더 있으면 천장에서 뭐가 떨어질지도 모르거든.
⋮
기억은 사랑의 증거일 수는 있어도,
사랑의 유일한 재료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과거를 통해 사랑하고,
어떤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의 선택으로 사랑한다.









